간송미술관·교보문고 공동 사업
『훈민정음(訓民正音)』 창제의 뜻이 내년 반포 570주년을 앞두고 다시 울려퍼졌다.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해례본이 원본 그대로 최초 복간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교보문고는 광복 70주년 한글날을 사흘 앞둔 6일, 누구나 쉽게 보고 읽을 수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해설서를 선보였다. 일제강점기 문화재 수호자였던 간송 전형필(1906~62)이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굴한 뒤 소실된 부분을 복원해 소장한 지 75년 만이다.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간송은 한글의 미래를 내다보며 광복 국가의 신념을 굳혔다”며 “국민 모두가 한국 문화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훈민정음』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해례본을 복간한다”고 말했다. 변색되고 손상된 부분까지 그대로 재현하는 ‘현상복제’ 방식을 택한 까닭 또한 이런 역사의식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해설서를 쓴 김슬옹 워싱턴 글로벌대 교수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대중적이면서 총체적인 한글 이야기를 풀어내려 애썼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발간됐던 35종 번역서를 참고해 세종의 뜻과 꿈을 엮어냈다. 한글이 비주류 문자로 400년 넘게 지내며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도형 등으로 보여주면서 그 우수성을 드러냈다. 세계인이 함께 누리도록 영역본도 붙였다. 제작을 맡은 허균 교보문고 출판편집장은 “이번엔 한 질당 25만원, 초판 3000부를 찍었으나 앞으로 누구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보급판 제작, 해설서 분리 판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출처 : 중앙일보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