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은 이정의 ‘삼청첩’ 최초 전면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조선시대 화가 탄은(灘隱) 이정(1554~1626)이 그린 시화첩인 ‘삼청첩(三淸帖)’이 최초로 전면 공개된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작년부터 진행 중인 간송문화전의 4부 프로그램으로 ‘매,난,국,죽_선비의 향기’ 전시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4일부터 8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로 전면 공개되는 ‘삼청첩(三淸帖)’은 세종대왕의 고손인 이정이 임진왜란 때 크게 다쳐 다시 붓을 들지 못할 뻔했지만, 강인한 의지로 이를 이겨내고 만든 역작이다.
전란으로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최고가 재료인 먹물을 들인 검은 비단에 금으로 군자의 기상이 담긴 대나무와 매화, 난을 그려 국난 중 국민의 사기를 진작시키고자 했다.
그림뿐 아니라 간이 최립, 석봉 한호, 오산 차천로 등 당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시문과 글씨도 실려 있다.
삼청첩은 임진왜란 이후 병자호란, 일제침탈로 이어지는 조선 역사의 굴곡 속에서 수차례 위기를 겪었다.
탄은이 세상을 떠난 뒤 선조의 부마인 영안위 홍주원에게 건네졌지만, 병자호란 때 화마를 입어 소실될 위기를 겪었다. 불에 탄 흔적은 지금도 남아있다.
병자호란이 끝난 뒤에는 홍주원의 후손들에 의해 7대를 이어가며 가보로 전해졌으나 조선 말기 일본함 함장으로 조선에 온 쓰보이 고조의 손에 넘어가는 비운을 맞게 된다.
다행히 간송 전형필이 이를 사들여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탄은 이정의 ‘삼청첩’ 외에도 추사 김정희, 현재 심사정, 단원 김홍도 등 31명 작가가 그린 100여 점의 작품을 교체 전시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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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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