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 14일부터 3부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겸재 정선(1676∼1759)은 조선시대 후기 금강산, 인왕산 인근을 비롯해 전국 명승지를 그린 진경산수화의 대가다.
그의 활동으로 진경산수화가 꽃을 피운 시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이러한 그림의 흐름을 보여주는 ‘진경산수화-우리 강산 우리 그림’전이 14일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열린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올해 3월부터 ‘간송문화: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전 1, 2부 전시를 진행한 데 이어 마련한 전시다.
1, 2부에선 간송의 문화재 수집 내력이 밝혀진 작품, 장르별 주요 소장품 등을 전시했다.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의 백인산 실장은 12일 “간송의 소장품 중 압도적으로 많은 진경산수화를 이곳에서 실제적인 첫 주제전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전시의 주제로 택했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진경산수화가 활발하던 시기에는 “외래문물에 귀를 열고 있었으면서도 우리의 문화적 독자성이 있었다”며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은 요즘, 중심을 갖고 우리 것으로 소화해낸 진경산수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주역(周易)에 밝은 사대부 화가였던 겸재는 주역의 음양조화와 음양대비 원리를 이끌어내 화면 구성을 했다고 한다.
그가 그린 ‘금강전도'(金剛全圖)에는 금강산의 푸른 기운이 차분하게 넘실대는 듯 보이고 부채 위에 그린 ‘금강내산'(金剛內山) 선면에는 봉우리들이 섬세하게 보인다.
당시 풍류를 아는 사람이라면 가봐야 할 곳으로 꼽혔다는 금강산 그림은 유난히 눈에 띈다.
인왕산 동쪽 기슭의 북쪽 골짜기를 그린 겸재의 ‘청풍계'(淸風溪)는 전체적으로 단정하면서도 힘 있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겸재에 이어 심사정, 이인상, 김윤겸, 이윤영 등 사대부 화가들이 겸재의 영향으로 진경산수화를 각자의 기법으로 따라 그렸고, 다음으로 단원 김홍도를 비롯한 화원 화가들은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전시에선 이후 변천을 거쳐 일제강점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관련 작품을 소개해 진경산수화의 흐름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이곳에서 열린 간송의 전시에는 2부까지 25만 명 정도가 다녀갔다”며 “대중과의 교감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접점을 찾는 방법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5월 10일까지.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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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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