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포

三日浦

심사정(沈師正)
지본담채
27.0×30.5cm
현재 심사정은 중국 그림과 화보를 공부하여 남종문인화를 조선화 시킨 선비 화가입니다. 불우한 집안 환경 때문에 산천을 유람하며 진경산수를 많이 남기지는 못했는데 금강산을 한 번 다녀와서 금강산 그림을 몇 점 남겼습니다. 화첩 <해동명화집> 안에 들어있는 삼일포와 만폭동이 그중 하나입니다.

삼일포(三日浦)는 외금강 신계사(神溪寺)에서 흘러오는 신계천(神溪川)이 북쪽으로 흐르다가 36개 봉우리에 가로막혀 물길을 틀며 생긴 호수입니다. 신라의 화랑(花郞)인 영랑(永郞), 술랑(述郞), 안상(安祥), 남석행(南石行)이 이곳에 들렀다가 그 아름다움에 반해 3일 동안을 머물렀기에 삼일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화가는 삼일호(三日湖)를 한 화면에 담기 위해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그렸는데, 호수 가운데 우뚝하게 서 있는 정자가 화랑들이 머물렀다는 사선정(四仙亭)입니다. 구도뿐만 아니라 미점과 피마점으로 묘사한 점에서 겸재 정선의 영향이 강하게 보입니다.

원경에는 법기봉의 36봉우리들이 줄지어 서 있고, 사선정에 건너가려는 일행은 나룻배를 기다리고 있으며 동자는 나귀를 몰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호수 주위로 솟아있는 동글동글한 바위들은 모두 법기봉의 수많은 여맥들이 삼일호 수면 위로 솟구친 흔적입니다.

error: Alert: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