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류동

玉流洞

이인상(李麟祥)
지본담채
34.0×58.5cm
영조대의 문인화가인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은 대상이 갖춘 모양보다는 대상이 담고 있는 뜻을 옮기는데 충실했던 화가입니다. 그래서 이인상은 간결하고 사의적인 화풍의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진경산수화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인상은 28세 되던 1737년에 금강산을 여행한 뒤 외금강의 절경으로 꼽히는 옥류동(玉流洞)과 은선대를 그렸습니다.

옥류동은 외금강 중에서도 가장 절경으로 꼽히는 구룡폭포(九龍瀑布) 아래 있는 계곡으로 옥 같은 맑은 물이 구슬처럼 흘러내린다고 하여 ‘옥류동(玉流洞)’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내금강의 만폭동(萬瀑洞)과 쌍벽을 이루는 금강산의 양대 계곡입니다.

이인상은 단순화시킨 모난 바위들과 뿔처럼 솟은 암벽들을 가로 세로로 차곡차곡 쌓아 올렸습니다. 옥류담과 옥류폭포는 나무들로 분리해 놓았는데 옥류담에는 수많은 물결을 가는 필선으로 묘사하고, 옥류폭포는 물줄기만 희게 남겨 놓았습니다. 화면 전체에 맑은 기운이 감도는데 평담(平淡)하고 고졸(古拙)한 기운뿐만 아니라, 수채화 같은 근대 감각까지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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