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폐월
梧桐吠月: 오동나무 아래에서 개가 달 보고 짖다
장승업(張承業)견본담채
145.1 × 41.4 cm
오동나무 너머로 둥근 보름달이 떴다. 드문드문 매달려 있는 오동잎과 둥치에서 솟아오른 노란 국화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가 묻어난다. 얼룩무늬 바둑이 한 마리가 고개를 돌려 국화를 바라보는 듯 달을 쳐다 보는 듯 깡충깡충 뛰며 즐거운 기색이다.
예부터 오동나무는 봉황이 날아드는 신령한 나무로 인식하였고 개는 삿된 것을 쫓아내는 영험을 지닌 동물로 여겼다. 둥근 달이 높게 뜬 맑은 밤에 손바닥만한 오동잎이 툭툭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가을밤의 정경 중 하나이다.
화면 왼쪽 가운데 예서체(隸書體)로 ‘조선 장승업이 그리다(朝鮮張承業作畵)’라고 썼는데 장승업이 쓴 것이 아니라 뒷날에 적어 넣은 것으로 생각한다. 인장은 ‘진중상사(珍重相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