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암

門岩

정선(鄭敾)
지본담채
33.0×25.5cm
문암은 옹천의 북쪽 30리 지점 해안에 있습니다. 두 개의 바위기둥이 서로 마주 보고 서 있기 때문에 사람이 그 사이를 왕래하는 것이 마치 문과 같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겸재가 30대 중반 처음으로 금강산을 여행했을 당시에도 이 문암을 그렸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지금은 전하지 않습니다. 여기 보이는 이 그림은 완숙한 필법의 경지를 보이던 70대에 그려진 것입니다.

문처럼 서 있는 기이한 형태의 바위와 덮쳐드는 집채만 한 크기의 파도가 겸재의 붓끝에서 탁월한 구도 감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문암을 지나는 사람들은 덮쳐드는 파도에 놀라 두 어깨를 추슬러 올린 채 게걸음을 치며 지나갔을 것입니다.

겸재는 문암 그림을 여러 점 그려 남겼는데, 《해악전신첩》에 수록된 이 문암 그림은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문암의 기이하고 우뚝한 모습을 서릿발 같은 필선으로 능숙하게 그려놓고, 작은 먹점들을 군데군데 툭툭 찍어 담담하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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