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계

淸風溪

정선(鄭敾)
견본담채
133.0×58.8cm
청풍계는 인왕산 동쪽 기슭의 북쪽에 해당하는 종로구 청운동 52번지 일대의 골짜기를 일컫는 이름입니다. 겸재가 이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스승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이 바로 김상용의 동생 김상헌의 증손이기 때문입니다. 즉, 겸재에게 청풍계는 단순히 풍광이 빼어난 명승이 아니라 스승 집안의 터전이 자리한 곳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각별함이 깊은 곳이었습니다.

그림의 오른편 상단에 「기미년 봄에 그렸다.」는 글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겸재가 64세 되던 해인 1739년, 즉 영조 재위 15년에 그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덩어리로 이루어진 인왕산 특유의 빼어난 백색 암벽들이 마치 명암을 실재와 정반대로 표현하는 음화의 기법처럼 겸재의 대담하고 장쾌한 묵법에 의해 검은 바위로 그려졌습니다. 나무의 표현도 둥치를 거친 붓으로 속도감 있게 처리함으로써 일체의 기교와 세밀한 표현을 배제하였는데도, 우람하고 장대한 기품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 소나무의 특징을 그대로 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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