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노안

飛瀑蘆雁: 날아내리는 폭포 아래 갈대밭 속 기러기

윤신지(尹新之, 1582~1657)
견본수묵
32.0×23.5cm
윤신지는 선조의 제2왕녀 정혜옹주에게 장가들어 선조부마가 되었으며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이름이 높았다.

기러기와 갈대를 그리는 노안도는 그 의미 때문에 많이 그려진 그림이다. 노안(蘆雁)이 노안(老安)과 음이 같아 나이 들어 편안하게 지내라는 기원의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기러기 두 마리를 그리면 부부가 해로하라는 뜻이 될 것이다. 이 노안도는 기러기와 갈대를 배경의 폭포와 조화시켜 엮은 그림이다.

아랫부분은 두 마리 기러기가 내려앉은 갈대밭 풍경이다. 짙은 바위 배경에는 나지막한 갈대 무리를 그리고 열린 쪽으로는 몇 가닥 키 높은 갈대를 세워 화면을 구성하여 근경을 이루었다. 아래쪽으로 다시 갈대 몇 가닥을 덧붙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중간에는 거의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두 가닥 폭포를 짙게 우린 바위와 함께 배치하여 원경을 이루었다. 폭포의 표현이나 갈대와 기러기의 묘사 등은 중기 그림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근경과 원경이 구분이 되지 않는 면도 있지만 갈대 줄기를 짧게 끊어 이어 올라간 표현과 같은 세련된 운치도 보여준다. (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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