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전관

秘笈展觀

김명국(金明國)
지본담채
121.5×82.5cm
수염이 허연 두 신선이 비밀스런 처방이 적힌 족자를 가운데 두고 얘기가 한창이다. 두건에서부터 도포자락에 이르기까지 굵기에 변화를 둔 빠른 필치의 감필법을 구사하였다. 감필법은 몇 번의 붓질로 대상의 핵심적인 요체만을 옮겨내는 화법을 말한다. 그런데 옷자락의 거친 필치와는 대비되게 얼굴과 손의 표현은 정밀하다. 예리한 눈빛은 범상함을 벗어난 경지임을 알려주고 손가락은 가늘고 섬세한 귀인의 손이다. 펼쳐든 족자에는 일필휘지 내리쓴 세 줄의 글씨가 쓰여 있다. 뒤편으로 구불구불한 가지를 수없이 벋어내고 칡덩굴을 풀어낸 나무는 신비한 분위기를 거든다.

김명국은 효종 때 활동했던 화원화가로 도석화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였다. 도석화는 도교의 신선, 불교의 불보살이나 승려 등을 소재로 하는 그림인데, 달마대사 그림이 대표적인 도석화이다. 기량이나 규모로 보아 김명국의 도석화 중 대표작이라 할만하다.

error: Alert: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