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산

白岳山

정선(鄭敾)
지본담채
25.1×23.7cm
백색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금강산 줄기가 북한강 물줄기를 몰고 내려오다가 그 강 끝에 이르러 온 힘을 기울여 만들어 놓은 것이 삼각산입니다. 다시 삼각산의 서쪽 봉우리에 해당하는 만경대의 남쪽 줄기가 뻗어 내려와 마지막 용솟음쳐 이루어 놓은 것이 백악산입니다. 세종로 네거리 부근에서 북악산을 바라보면 산이 마치 하얀 연꽃봉오리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원래 ‘백악산’이라 불렀던 모양인데, 그 바로 아래에 조선왕조의 정전인 경복궁의 터를 잡아 짓고 난 후로 한양의 북방 진산이 된다 하여 ‘북악산’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백악산은 마치 전체가 하나의 흰색 바윗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골짜기도 있고 시냇물도 있으며 소나무 숲과 잡목 숲이 각기 제자리를 찾아 우거져 있습니다. 겸재는 백악산 바로 옆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백악산 곳곳의 세밀한 면모를 이처럼 상세하게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스승 김창흡의 5촌 조카이자 한성부 서윤을 지낸 김정겸에게 그려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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