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

紅梅

조희룡(趙熙龍, 1789~1866)
지본담채
133.0×53.0cm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로 추사를 충실히 계승하여 난 그림에 일품의 경지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추사의 직접적인 가르침을 벗어나는 중년 이후부터 자신의 세계를 구체화하기 시작하여 중년 이후 매화도와 묵죽화를 많이 그리게 됩니다. 감성을 절제하며 고아하고 담박한 문인적 품격을 일필로 담아내야 하는 난 그림보다는 비교적 형상성이 강한 매화나 대 그림이 상대적으로 조희룡이 중시했던 시각적인 감흥과 흥취를 구현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조희룡은 유달리 매화를 좋아했습니다. 추사 일문이 모두 매화를 사랑했지만 그중에서도 조희룡이 으뜸이었습니다. 이 두 폭의 매화 그림은 큰 고목 둥치에서 솟은 새순 마다 가득 담긴 홍매를 그렸습니다.

<홍매> 둘째 폭은 보다 화사한 분위기입니다. 아래쪽에서 벋어 올라간 큰 줄기가 꺾이며 곁가지를 내고 다시 한번 꺾이며 곁가지와 방향을 나란히 하다가 또 한번 꺾어 방향을 바꾼 삼절의 기본 구도입니다. 주된 가지의 굴절로만 구성하는 단조로움을 피해 일부의 겹침과 중간 꺾임을 곁가지에서 다시 벋은 작은 꽃가지로 덮는 변화를 주었습니다. 굵고 가는 가지의 배치, 화면 중앙에 집중된 꽃무더기와 위아래의 공간적 여유, 의도된 가지 절단과 적절한 꽃의 배합 등이 고매의 은은한 품성과 분홍꽃의 자유로운 감흥을 동시에 살려 새로운 감성으로 살아난 작품입니다.

error: Alert: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