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생연

朴生淵

정선(鄭敾)
견본담채
98.2×35.8cm
겸재가 송도, 즉 개성의 명물인 박연폭포를 그린 작품입니다. 거대한 암석이 층층이 쌓여서 천길 벼랑을 이룬 절벽 아래로 나는 듯 떨어지는 물줄기가 수정으로 만든 공이처럼 곧장 내리꽂히고 있습니다. 폭포 좌우에 기암괴석이 웅장한 자태로 웅크리고 있어 폭포는 더욱 그윽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데, 특히 폭포 우측에 솟구쳐 오른 바위 봉우리는 마치 독수리가 날갯짓하며 차고 오르듯 박진감 넘치는 모습입니다.

겸재는 가을 단풍철에 이곳을 찾았던 듯 폭포 좌우의 암벽을 따라 그려진 숲이 고운 붉은빛으로 단장했습니다. 정자 주변의 소나무 표현은 겸재가 70세 전후해서 그려내던 기품 있고 운치 있는 시원한 소나무 표현법이라는 점을 통해 이 그림이 겸재가 양천현령에 재직 중이던 65세에서 70세 사이에 그려진 그림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거침없이 뻗어 나간 붓의 흔적과 대담한 먹의 사용법 역시 겸재의 필력이 절정을 구가할 때의 작품임을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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