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간송 정신의 정화(精華), 간송미술관

간송미술관 관장전 인 건

일본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민족 문화의 전통이 폄훼되고 소멸되어가던 암울한 시대, 간송께서는 민족 문화의 정수가 오롯이 담겨 있는 우리 문화재 수호를 실천하셨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광복을 맞이하리라는 믿음을 끝까지 가지고 계셨던 간송은 광복이 오면 우리의 정신과 역사를 온전히 담고 있는 증거물인 문화재들을 통해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복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을 모으고, 지키고, 연구하는 일에 온 생을 바치셨습니다. 간송의 이러한 삶과 정신은 스승이셨던 위창께서 주창하셨던 “문화를 통해 나라의 정신을 지킨다”는 문화보국(文化保國)이라는 네 글자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1938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만들어진 보화각(葆華閣)은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결정체입니다. 간송께서는 우리의 문화재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당시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사립미술관을 만들었고, 3.1운동을 주도했던 민족사학 보성학교를 인수하여 광복의 그 날까지 민족교육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이러한 간송의 정신은 후학들과 유족들에게 의해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1962년, 간송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간송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한국민족미술연구소를 설립하여 간송의 수장품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1971년 가을에는 보화각을 간송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꾼 후, [겸재(謙齋)전]을 시작으로 연구자들과 대중에게 간송의 수장품들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간송문화전(澗松文華展)’은 2014년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설립 후, 서울 DDP에서 새로운 형태의 대중 전시를 시작하기 전까지 42년 동안 85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간송문화전’은 꾸준히 진행되어 2024년 제94회 간송문화전 《보화각葆華閣 1938》을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간송미술관의 행보는 빠르게 변화해가는 사회와 국민들의 요구와 인식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또한 기성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에게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함을 알리고, 함께 향유하여 자긍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해외에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서 세계 문화계에서 우리 문화의 위상과 입지를 높이고 다지는 일 또한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앞으로도 간송미술관은 우리 문화를 지키고, 연구하며, 알리기 위해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을 받드는 일이자, 간송의 삶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평생 동안 진력하셨던 선고(先考) 간송미술문화재단 故 전성우 이사장님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간송과 간송미술관을 성원해주시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후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