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이 피어난 것을 보면 초여름이 분명한데 검푸른 긴 꼬리 제비나비 한 마리가 꽃을 찾아 날아들자 이를 발견한 노란 고양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이를 발견한 노란 고양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놀리고 싶은 심정인 듯 눈동자가 온통 나비에게 쏠려간다. 여차하면 웅켜보려는 자세이나 나르는 나비가 먼저 이를 감지한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히려 고양이를 약올리는 것 같다.
초여름의 한가롭고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다. 대지가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있으니 훈풍이 살랑거리고 개구리 소리가 멀고 가깝게 울려 퍼질 것이다. 단원(檀園)의 세심한 관찰력이 아니라면 이런 순간적인 평화와 고요를 화폭에 올릴 수 있겠는가.
연풍 현감 재임 기간(1792~1794) 중인 40대 말에 그린듯하다. 다음과 같은 제사가 있기 때문이다. ‘벼슬은 현감이고 단원이라 자호(自號:스스로 호를 지어 부름)하며 다른 한 가지 호는 취화사(醉畵士:그림에 취한 선비)이다.(官縣監, 自號檀園, 一號醉畵士)’ ‘홍도(弘道)’라는 주문방형(朱文方形) 인장과 ‘사능(士能)’이라는 백문방형(白文方形) 인장이 찍혀있다. (崔)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지본채색
30.1×46.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