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당원앙

蓮塘鴛鴦: 연못 속의 원앙

정혜옹주(貞惠翁主, 1584~1638)
견본자수
40.7×42.7cm
종이에 그린 채색 그림이 아니라 검은 비단에 수놓은 작품이다. 연꽃 두 무더기로 이루어진 연당에 한 쌍의 원앙이 노니는 광경이다. 세 송이의 활짝 핀 연꽃과 세 송이의 봉오리가 한창 피어올라 활기를 드러낸다. 화면을 꽉 채워 내용을 담아냈다. 색이 바래기는 했지만 화려한 색실로 수놓은 꽃과 새의 본모습이 선히 그려진다.

원래 원앙은 서늘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산간 계곡에서 지내며 겨울에 번식을 위해 화려한 깃털을 갖는다. 여름에 활짝 피는 연당에는 울긋불긋 화려한 원앙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금슬이 좋기로 알려져 있는 원앙은 귀한 자식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생하게 봉오리와 꽃을 피운 연당에서 생생한 연[生蓮]이 연이어 생긴다는[連生] 뜻으로 바뀌고 여기에 원앙에서 자식[貴子]의 뜻을 모아 좋은 자식을 연이어 낳으라는 바람을 담은 그림이 되었다. 왕실의 훈도를 받고자라 여행(女行)의 모범으로 일컬어졌던 정혜옹주이고 보니 이런 소재를 이름난 자수 솜씨로 만들어냈을 것이다.

정혜옹주(貞惠翁主)는 선조(宣祖)의 제 2왕녀로 인빈(仁嬪) 김씨(金氏)의 소생이었는데 1596년 해숭위(海崇尉) 윤신지(尹新之)에게 하가(下嫁)했다. 서화와 자수에 능해서 여행의 모범으로 일컬어졌다. 김만중(金萬重)의 모부인 해평윤씨는 정혜옹주가 직접 가르쳐 길러낸 손녀딸이다. (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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