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악내산총람

楓岳內山總覽

정선(鄭敾)
견본채색
100.8×73.8cm
보물 제1951호
그림 제목 그대로 가을의 내금강 전경을 화폭에 압축해 그렸다. 아마도 단발령에서 내려다보이는 금강내산의 경관을 기본조형으로 그린듯한데, 주역의 대가답게 내금강 전모를 태극의 형상으로 정리했다. 화가는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가슴 속에 가득 차 있어서 마치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그것을 환히 알 수 있었던 모양이다. 금강산의 기이하고 높은 바위 봉우리들은 서릿발 같은 필선으로만 처리했고, 이를 둘러싼 흙산은 먹점 만으로 부드럽게 처리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었다. 요소요소에 절과 암자를 배치하되 산세수맥에 거스름이 없고 그 규모도 산을 해치지 않을 만큼 절제되어 있다.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인 그림이다.

노년작으로는 보기 드물게 섬세하고 단정한 필치나, 고급 비단에 고가의 석채 안료를 써서 그린 것도 예사롭지 않다. 필시 겸재와 각별한 사이였던 지인의 요청으로 단단히 마음 먹고 그린 그림인듯하다. 그림으로나마 금강산의 절경을 보기를 원했던 지인에게 ‘와유지락(臥遊之樂)’ 즉, 누워서 유람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리움 소장의 <금강전도>와 더불어 겸재의 금강산도를 대표하는 대작으로 손꼽힌다. 화면구성과 필치, 채색에 이르기까지 겸재 진경산수화의 총결이라 불러도 될 만큼 빼어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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