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봉

玉筍峯

김홍도(金弘道)
지본담채
28.7×42.2cm
옥순봉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 장회리 남한강 남쪽 강변에 솟아 있는 바위산으로 충북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와 경계를 이룹니다. 옥순봉이란 이름은 퇴계선생이 1548년 5월에 청풍군에 볼일이 있어 배를 타고 다녀오다가 이름을 지어 달라는 동행들의 소청에 따라 그 모양이 죽순(竹筍)과 같다 하여 옥순봉이라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후 사대부들은 이 옥순봉을 진경시의 소재로 많이 다루게 되었고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화로 이를 그려 낸 다음부터는 후배 화가들이 많이 이를 따라 그렸다고 합니다.

단원도 44세 때 왕명을 받들어 이곳을 사생한 이래 연풍(延豊)현감으로 재직할 때, 정조 16년에서 18년 사이에 이곳을 드나들며 틈나는 대로 사생했던 듯 현존한 〈옥순봉〉도 몇 종류가 남아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 〈옥순봉〉이 가장 사생성이 뛰어난 그림입니다. 겸재 진경산수화법을 충실히 계승하면서 자기화해 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향은 단원이 연풍현감직에서 물러난 이후에 비로소 나타나는데 아마 연풍현감 시절 근처에 있는 단양팔경을 사생하면서 겸재의 진경산수화풍이 우리 산천을 그려 내는데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결과인 듯합니다. 옥순봉을 주제로 부각하기 위해 주변 산을 낮추고 봉우리의 높낮이도 조정하였고 수직 선묘법과 말 어금니 모양의 선묘법을 섞어 쓰면서 붓으로 쓸어내는 먹칠법을 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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