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폭동

萬瀑洞

정선(鄭敾)
지본담채
56.0×42.8cm
만폭동은 내금강의 상봉인 비로봉과 중향성 일대의 물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을 따라 골골마다 나뉘어 흘러오다가 하나로 모이는 곳입니다. 왼쪽의 정양사 등 너머 원통암 골짜기 물줄기, 중앙의 만회암과 보덕굴 물줄기, 오른쪽의 금수대와 혈망봉 물줄기 등이 모두 이곳에서 만납니다. 이렇게 바위산 절벽을 타고 모여드는 수많은 물길이 한데 합수되는 이곳에 마당보다 넓은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습니다.

겸재는 만폭동을 그릴 때 항상 골짜기의 광활함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 물길이 돌아 만나는 너럭바위를 화면 중심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내금강의 여러 봉우리를 병풍처럼 나열하여 배치하는 화면 구성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그림 역시 그러한 겸재의 전형적인 만폭동 그림 화면 구성법을 보이고 있습니다. 너럭바위를 화면 중앙 하단에 배치한 다음 소향로봉과 보덕굴봉을 가까운 경치로 하고, 중향성 이하의 여러 봉우리를 그 배후에 줄지어 세워 놓았습니다. 그런데도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먹의 짙음과 옅음의 차이를 통해 원근감을 구사하여 그 사이에 전개될 무한한 공간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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