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연

九龍淵

김홍도(金弘道)
견본담채
91.4×41.0cm
단원 김홍도가 외금강 최고명승인 구룡폭포를 비단 화폭 위에 먹빛만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금강산의 주봉인 비로봉(毘盧峯)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동쪽으로 내려오면서 여덟 곳의 못, 즉 팔담을 이루며 120여 미터의 절벽 아래로 쏟아 부어 거대한 연못을 만들고 있으니 이것이 구룡연입니다.

내금강에서 외금강으로 넘어오는 안문령(雁門嶺)에서 동쪽으로 30리, 신계사(神溪寺)에서는 서쪽으로 30리 떨어져 있는데 내외금강을 통틀어 가장 큰 폭포와 못입니다. 원래 유점사 터에 있는 큰 연못에서 살던 아홉 마리 용이 절을 지으려고 못을 메우자 이곳으로 피해와 산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워낙 까마득한 수직 절벽이라 단원도 겸재 풍의 먹으로 쓸어내리는 도끼날준법을 구사하지만 겸재의 힘 있는 붓질과 비교하면 아직 섬약합니다. 하단의 낮은 봉우리도 험준한 절벽인 듯 선비 두 사람이 겨우 사다리를 타고 내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김홍도는 이런 제사를 달아놓고 있습니다.

“절벽에 올라서면 미끄러지는 발을 걱정하고, 골 안에 들어서면 무서워 달아나려는 마음을 쫓아 버리니, 항상 못 속의 아홉 마리 용이 사람을 못났다고 웃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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