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내산

金剛內山

정선(鄭敾)
견본담채
32.5×49.5cm
〈금강내산〉은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안에 합장(合裝)된 21면의 그림 중 한 폭이다. 겸재 정선이 36세 시부터 그려 온 내금강 총도가 이 그림에서 완성되었다. 금화에서 금성을 거쳐 내금강으로 들어가려면 단발령(斷髮嶺)을 넘어야 하는데 그곳에 올라서면 비로봉을 주봉으로 하는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백색화강암 암봉들이 마치 한 떨기 하얀 연꽃송이처럼 눈앞에 떠오른다고 한다. 그 감흥을 겸재는 부감하는 시각으로 포착하여 내금강 전경을 한 화폭 안에 담아내었다. 이는 겸재가 노년기에 터득한 우주 자연의 섭리를 조선성리학에 투영시켜 진경산수화로 반사해낸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비로봉을 정점으로 내금강 1만2천 백색화강암봉을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 놓아 막 피어나는 백련꽃 봉오리처럼 화면을 구성했는데 음중양(陰中陽)으로 음양조화의 『주역(周易)』 원리를 표방하고자 미가운산식(米家雲山式) 토산(土山)이 서릿발 같은 백색 화강암봉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부드럽고 질펀한 청묵(靑墨)과 날카롭고 삼엄한 골선(骨線)이 신묘한 대조를 이루며 산뜻하게 어우러지니 마치 백련꽃 봉오리에서 청향(淸香)을 토해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가슴에 가득 차 있지 않고서는 그려낼 수 없는 그림이다. 춘금강(春金剛)의 면모를 남김없이 표현해낸 금강내산총도 중 백미라 하겠다. ‘금강내산(金剛內山)’이란 겸재 자필 화제 아래에 ‘겸재(謙齋)’라는 관서(款書)가 있고 ‘정(鄭)’, ‘선(敾)’이라는 두 방의 방형(方形) 백문(白文) 인장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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