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내산

金剛內山

정선(鄭敾)
지본수묵
28.2×80.5cm
내금강의 전경을 일체의 색을 배제한 채 오로지 수묵으로만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것도 접는 부채라는 매우 제한적인 공간 안에서 수많은 금강산의 봉우리와 골짜기들을 남김없이 그려 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안사 골짜기 입구로부터 정양사에 이르는 숲이 우거진 능선을 하단에 늘어놓고, 그 위로 무수히 많은 바위 봉우리들을 가득 채우는 화면 구성법을 사용했습니다. 화면을 구성하는 수준이 난만한 경지에 이른 만큼 세부적인 표현도 무르익었습니다. 옅은 먹을 통한 필선들로 바위 봉우리들을 분방하게 쳐내린 다음, 계곡을 따라 작은 먹점들을 쌓아가면서 숲이 우거지고 이내가 자욱한 골짜기의 그윽한 정취를 살려놓고 있습니다.

실제 경관을 사생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유자재로 변형하고 재구성 하던 겸재의 70대 후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겸재가 우리 산천의 사생을 통해 스스로 터득한 독창성과 당시 사대부들이 지녔던 강인하고 철저한 자부심이 결합한 진경산수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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