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대

金剛臺

정선(鄭敾)
지본담채
28.8×22.0cm
금강대는 금강산 표훈사 북쪽 만폭동 안에 있는 높은 기둥 모양의 석대입니다. 한글 가사 문학의 시조인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금강대 맨 위층에, 선학이 새끼 치니. 춘풍 옥적성에, 첫잠을 깨돋던지.’라며 노래했던 바로 그곳입니다. 선학이 새끼를 칠 만큼 금강대는 장대한 바위 석벽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곳이라서 사람의 발길은 일절 닿을 수 없는 곳입니다. 겸재는 그러한 금강대의 모습을 더욱 신비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금강대와 그 다른 쪽 석벽 사이는 비단 한 폭을 늘어뜨린 듯 푸른 쪽빛으로 메워 금강대의 아득함을 표현했습니다. 마치 금강대 자체가 푸른 하늘에 떠 있는 신기루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는 푸른 물결 속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았던 겸재가 손바닥 들여보듯 금강대의 모든 것을 이상화시켜 표현한 것입니다. 붓의 사용을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금강대가 가지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완벽하게 추상화하고 있습니다.

error: Alert: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