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訓民正音

1446년
반곽 23.3×16.6cm
국보 제70호
세종 28년(1446)에 훈민정음의 창제목적, 자모글자 내용, 해설을 묶어 만든 책이다. 책 이름을 글자이름인 훈민정음과 똑같이 했는데 해례(解例)가 붙어 있어서 ‘훈민정음해례본’ 또는 ‘훈민정음원본’이라고도 한다. 유일본으로 1940년 경북 안동의 고가에서 발견된 것을 전형필이 수장하였다.

세종은 한자가 우리말과 다른 글자이기 때문에 백성들이 배워 사용하기 어려운 사실을 안타까워하여 세종 25년(1443)에 우리말 표기에 알맞은 문자를 완성하고 백성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란 뜻의 훈민정음이라 이름하였다.

이 책은 모두 33장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이름 붙인 세종어제(御製)로 책의 본문에 해당된다. 새 문자를 창제한 목적을 담은 훈민정음 서문과 새 문자 28자를 초성 17자와 중성 11자로 나누어 차례로 예시하고 설명한 다음에 이들을 결합하여 우리말을 표기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예구로 되어 있다.

2부는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본문에 대한 주석이다. 새 문자의 제작원리를 설명한 제자해(制字解), 음절 두음(頭音)을 표기하는 자음 17자를 설명한 초성해(初聲解), 모음 11자를 설명한 중성해(中聲解), 음절 말음(末音)을 설명한 종성해(終聲解), 초성·중성·종성이 결합하여 음절을 표기하는 방법을 설명한 합자해(合字解), 새 문자로 단어를 표기한 예를 보인 용자례(用字例)로 이루어졌다.

3부는 정인지의 훈민정음해례본 서문으로 정인지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강희안, 이개, 이선로 등의 집현전학자가 해례를 지었음을 밝혔다.

유려한 글씨로 정교하게 새긴 목판으로 인쇄되었고 사용된 종이나 먹도 우수하여 세종대 출판문화의 우수함이 드러나 있다. 세종이 창제한 새 글자는 오늘날까지 자형이 조금씩 변화되어 왔으나 이 책의 자형이 가장 초기의 모습이다.

세계의 많은 민족들이 자기의 언어를 표기하기 위하여 문자를 만들려고 노력하였으나 한글과 같이 독창성과 과학성을 갖춘 새 문자를 만들어 공용문자로 사용하게 한 일은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며 새 문자에 대한 해설을 책으로 출판한 일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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