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계삼소

虎溪三笑: 호계의 세 사람 웃음소리

최북(崔北)
견본담채
29.7 × 21.0 cm
호계삼소라는 옛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동진(東晋)시대 혜원(慧遠)법사가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서 수행하면서 30년간 여산을 벗어나지 않았는데 손님을 배웅해도 절입구의 호계(虎溪)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날 유학자 도연명(陶淵明)과 도사(道士) 육수정(陸修靜)이 찾아와 고담준론을 나눈 후 배웅하는데 깜박 호계를 지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호랑이의 포효가 들리자 그때서야 깨닫고 세 사람이 모두 웃었다는 이야기이다. 유불선(儒佛仙) 삼교회통(三敎會通)의 의미를 담고 있어 그림의 소재로 많이 사용하였다.

개울물 나무다리 위에 지팡이를 든 승려와 유건(儒巾)을 쓴 선비, 작은 관을 쓴 도사(道士) 세 사람이 담소한다. 양손을 들어 소매가 펄럭일 정도로 신나게 말하는 육수정과 입을 벌려가며 이야기에 빠져있는 혜원과 고개를 길게 빼고 집중하는 도연명 등 인물의 표정이 모두 살아 있다. 오른쪽 석벽에 ‘최북(崔北)’이라는 인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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