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정

澹澹亭

김석신(金碩臣)
지본담채
32.1×46.8cm
정조, 순조 임금 대에 활동한 화원 김석신(金碩臣)이 마포(麻浦) 강가의 명승인 담담정 일대 풍경을 그렸습니다. 담담정은 안평대군이 지어 서적 만 권을 소장하고 당대의 명사들을 불러 모아 시문(詩文)을 즐기며 시국을 논했던 정자인데 수양대군이 왕위찬탈 이후에 신숙주에게 하사하였습니다.

화면 왼쪽의 절벽 위에 담담정이 우뚝합니다. 그리고 절벽이 끝나는 부분 기둥 위에 자리한 누각은 마포와 용산 일대의 서별영(西別營)에 속해있던 읍청루(揖淸樓)입니다. 읍청루 뒤쪽으로 강 건너편 언덕 위에 보이는 건물들은 노량(露梁)의 용양봉저정(龍驤鳳翥亭) 일대이고, 그 뒤로 멀리 보이는 산은 관악산입니다. 용양봉저정은 동작구 본동에 있던 정자로 정조(正祖)임금이 화성(華城) 행차 시 배 다리를 세우는 동안 잠시 머무르기 위해 세운 것입니다.

이 그림은 대략 양천(陽川) 부근에서 동북쪽으로 용산과 노량 일대를 비껴 보고 그린 것입니다. 정자에는 대여섯 명의 풍류객을 그려 넣고, 담담정 아래 한강 양안(兩岸)에는 마포 별영(別營)의 군선(軍船)과 전국에서 모여든 조선(漕船)이나 상선(商船)들은 물론, 절벽 아래 물가에서 방망이를 두드리며 빨래하는 아낙네들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무성한 버드나무 가지가 강변의 운치를 높여 주고 있습니다.

error: Alert: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