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상감운학문매병

靑磁象嵌雲鶴文梅甁

13세기
높이 41.7cm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짧고 좁은 목과 반구(盤口)형의 구연부, 당당하게 벌어진 어깨에서 굽까지 내려오는 유려한 S자 곡선을 지닌 고려식 매병이다. 굽은 얕고 낮게 깎았으며 바닥에는 태토받침의 흔적이 남아있다. 굽바닥을 제외하고 짙은 회청색의 유약을 씌웠는데 빙렬이 세세히 남아 있다. 문양 구성은 주문양대에는 운학문을 가득 시문하였다. 흑백으로 상감된 이중 원문(圓文) 안에는 상공을 향해 날아가는 학을, 원 밖에는 지상으로 내려오는 학을 배치하였다. 학의 형태는 크기와 형태가 거의 유사하고 여백에는 영지형 구름을 배치하였다. 구연부 아래에는 연꽃을 백상감으로 시문하였고 저부에는 가늘고 길쭉한 이중 연판문대를 흑백상감으로 둘렀다. 연판 안쪽에는 백색의 원 안에 흑색의 점을 찍은 연주문(連珠文; 구슬을 꿴 듯이 작은 원을 동그랗게 연결한 문양)을 베풀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이 매병의 주문양인 운학문은 장수를 상징하는 것으로 고대의 신선사상과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위진남북조시대부터 처음 등장하여 당대(唐代)에는 주로 동경이나 금속제 합의 장식 문양으로, 대개 도교적인 문양소재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송대(宋代)에 들어서는 벽화나 금속기 및 도자기에도 운학문이 등장하였다. 고려청자에서 운학문은 12세기 상감청자 초기부터 꾸준히 등장하였다. 초창기에는 넓은 여백으로 서로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두세 마리의 커다란 암 ・ 수 학 사이로 같은 크기의 영지형(靈芝形) 구름이 시문되었다. 13세기 이후에는 점차 학과 구름의 크기가 줄어들고 대신 그 수가 증가하면서 여백도 축소되었다. 학의 표현도 일정한 크기와 형태로 정형화되었다. 흑백의 이중 원권 안에 학과 구름을 시문하는 형태는 주로 13~14세기에 나타난다.

이 매병은 13세기 중후반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그 질로 보아 고려시대 최고급 청자를 제작하였던 강진이나 부안 지역의 요장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1935년, 일본인 골동상 마에다 사이이치로에게 기와집 20채 값에 해당하는 거금 2만원을 주고 구입한 고려 청자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error: Alert: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