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상감포도동자문매병

靑磁象嵌葡萄童子文梅甁

13세기 후기
높이 42.4cm
보물 제286호
매병이라는 이름은 고려시대에 사용된 그릇 명칭은 아니다. 조선시대까지의 어떤 기록에도 매병은 등장하지 않는다. 중국의 경우 18세기 청대 사료와 19세기 청(淸)의 허지형(許芝衡)이 지은 「음류재설자(飮流齋說瓷)」에 구연부는 가늘고 목은 짧으며 어깨는 넉넉하고 다리에 이르면 점점 좁아지는 병으로, 구경이 작아 매화의 여윈 몸과 서로 어울린다고 하여 매병이라 칭한다고 되어 있다. 20세기 들어 이러한 형태의 병을 일본인 학자들이 매병이라 즐겨 사용하면서 지금은 공인된 학술 용어로 인정되었다.

이 매병은 고려후기 매병의 전형의 S자 몸매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매병에는 뚜껑이 있어서 술이나 음식 등을 저장하는데 사용했을 텐데 이 매병의 뚜껑은 없어졌다. 문양은 포도동자문이 주제문양이고 여의두문과 연판문이 종속문이다. 연판문은 뇌문 위에 배치되었으며 윤곽선 안에는 아무런 문양이 없다. 종속문 사이로는 잎이 넓은 포도와 이목구비가 명확치 않은 2명의 동자를 간략하게 시문하였는데 포도알과 동자의 손은 흑상감으로, 나머지는 백상감으로 하였다.

유약은 두껍게 시유되었고 황갈색이 진한 편이다. 또한 백상감으로 시문된 넓은 포도 잎 군데군데 유약이 뭉쳐 있는데, 유약 시유 후 유면을 잘 다듬지 못한 탓으로 여겨진다. 굽은 일부 균열이 가 있고 시유되지 않았으며 여덟 군데에 내화토 받침 흔적이 남아 있다. 포도는 원래 유럽에서 재배되던 것으로 대략 한무제 때 중국으로 유입되었고 남북조를 거쳐 당대(唐代)에 들어 예술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우리 미술작품에도 통일신라 말 이후 꾸준히 등장하였다. 포도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이유로 다산을 상징하는데, 이 매병에는 동자가 더해져 자손만대의 번성과 번영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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