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상감국모란당초문모자합

靑磁象嵌菊牡丹唐草文母子盒

13세기 전기
모합 높이 7.8cm
보물 제349호
고려시대에는 귀족들의 사치풍조와 화려한 장식 취향에 부응하는 나전(螺鈿) 칠기 합이 유행하였는데, 상감청자로도 동일 기형이 제작되었다. 합의 용도는 향합이나 화장(化粧) 합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 합은 커다란 둥근 모합(母盒)과 다섯 개의 자합으로 이루어졌다. 자합은 팔엽형(八葉形)의 큰 합 한 개와 그 합을 에워싼 네 개의 삼엽형(三葉形) 합으로 구성되었다. 모합과 자합의 구성이나 형태 등은 나전칠기 합과 유사해서 동 시기 고려 공예품에서 널리 유행하던 양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제 문양은 국화와 모란문인데 하얀 꽃잎과 까만 가지가 대조를 이루면서 상감 표현의 장점인 흑백 대비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외합을 보면 모죽임된 뚜껑 모서리에는 고리 모양의 당초문 사이로 모란문이 상감되었다. 뚜껑 측면에는 뇌문이, 몸체 측면에는 당초문이 백상감으로 시문되었다. 뚜껑 윗면은 3단으로 나뉘어져 연주문(連珠文)이 종속문대를 이루면서 경계 역할을 하고 중앙에는 국화 꽃잎과 가지가 시문되었다. 2단에는 국화당초문이, 3단에는 모란당초문이 시문되어 문양대를 이루고 있다. 5개의 내합들은 모두 흑백상감의 이중 테두리 안에 모란절지문이 상감되었다.

유약은 비색에 담록(淡綠)이 짙은 편이고 유층이 두터워 일부 뭉친 부분이 있으며 균열과 박락이 부분에서 나타나 있다. 모합과 자합의 몸체와 뚜껑의 접지면에는 몸체 접지면에 내화토(耐火土)를 받쳐 구운 흔적이 있다. 모합과 팔엽형 자합은 별도의 굽을 만들지 않고 굽안에 넓은 원각을 파고 그 주위에 5개의 규석받침을 사용하여 번조하였다. 반면에 삼엽형 자합은 평굽으로 3개의 규석을 받쳐 구운 흔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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