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석정

叢石亭

이인문(李寅文)
지본담채
28.0×34.0cm
단원 김홍도의 절친한 친구로 김홍도와 더불어 화단을 풍미했던 고송유수관(古松流水館) 이인문(李寅文, 1745~1824)은 겸재 정선 화풍과 현재 심사정 화풍을 소화하여 산수화로 이름을 높인 화원입니다. 다만 김홍도와 달리 남아있는 진경산수화는 많지 않습니다.

수직준(垂直皴)으로 표현된 돌기둥과 붓을 뉘어 찍은 점들로 처리한 언덕에서는 정선의 영향이 보이고 분방한 파도 표현에서는 심사정의 영향이 보입니다. 그러나 면밀히 계산해서 경물을 배치하여 주제를 뚜렷이 드러낸 화면 구성은 이인문 특유의 장점입니다. 화면 왼쪽 아래에서 시작되어 바다를 향해 솟은 반원의 언덕은 감상자의 시선을 총석정까지 자연스럽게 끌고 가는데 시선은 반원의 동선을 따라 바다까지 연장됩니다.

이 반원 구도 안에 수직으로 솟아난 세 개 돌기둥은 대소와 농담을 변화시키면서 화면 한가운데로 끌어내어 한껏 부각했습니다. 총석정 주변에 핀 꽃을 표현한 붉은 점들은 화면 전체에 흐르는 푸른 색조와 대비되면서 동시에 총석정에 시선을 모아주고 있습니다. 겸재와 현재는 물론, 서양화풍까지 가미하여 이루어낸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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