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당

聽松堂

정선(鄭敾)
지본담채
33.7×29.5cm
청송당은 ‘솔바람 소리를 듣는 집’이란 뜻으로, 조선 중기의 학자 청송(聽松) 성수침(成守琛, 1493~1564)이 공부하던 서당 이름이었습니다. 현재 종로구 청운동에 있는 경기상고 자리에 해당합니다. 겸재가 살고 있던 당시까지도 청송당은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었던 듯 ‘일자(一字)’ 형태의 기와집이 울창한 소나무 숲 속에 호젓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냇물이 여울져 흐르다 골짜기 입구에서 다시 다른 물줄기와 합쳐지는데 그 뒷산은 북악산 자락입니다.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이 부근의 지형이 크게 변하지 않아 청송당 뒤편에 있던 큰 바위에는 청송당 터를 알리는 각자가 남아있고, 물줄기가 합쳐지는 골짜기 입구 바위에도 ‘유란동’이라는 각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겸재는 이처럼 청송당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절벽을 이룬 바위들을 물기 가득한 먹을 사용하여 대담하게 표현했습니다. 방 두간, 마루 한 간인 듯한 조촐한 모습의 청송당은 소나무 숲의 그윽한 정취 속에 고즈넉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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