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괴

鐵拐

김명국(金明國)
지본수묵
29.5 × 20.0 cm
철괴는 일찍이 도를 배우고자 산속 동굴에서 수행하였다. 그러다가 노자를 만나러 화산(華山)에 가려고 제자에게 말하길 몸은 이곳에 두고 가는데 만약 7일 동안 혼이 돌아오지 않으면 몸을 태워도 좋다고 하고 떠났다. 제자가 마침 어머니 병환으로 급히 집에 가야 해서 6일만에 몸을 태워버리고 말았다. 철괴가 7일이 되어 돌아와보니 몸이 사라져 혼을 의탁할 곳이 없어서 굶어 죽은 시신을 겨우 찾아 살아날 수 있었고 절름발이에 험상궂은 얼굴을 한 걸인의 모습이 되었다.

일설에는 서왕모가 쇠지팡이 하나를 주었는데 지팡이를 공중에 던지니 용으로 변하였으며 철괴는 용을 타고 가서 동화제군(東華帝君)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한데 합쳐져 철괴 도상이 만들어졌다. 왼손에 든 단지에서 솟아난 기운은 하늘로 솟구친다. 거구의 몸집이지만 표정은 험상궂지 않고 순박하다. 눈은 또렷하고 코는 부리부리하며 수염은 풍성한데 누더기 옷자락은 바람에 훨훨 날린다.

술취한 늙은이라는 ‘취옹(醉翁)’ 글씨 역시 그림과 마찬가지로 호방장쾌하다. 오세창이 수장했던 《근역화휘(槿域畫彙)》 제2책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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